2010/08/05 2

공황, 생각, 복수

중국 출장이 길어지면 사실 공황에 빠지기 일쑤다. 이를테면 엊그제 방에서 재떨이가 깨졌던데요,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되는데요? 변상해주셔야.. 얼만데요, 60원입니다, 네 그러세요. 라는 호텔 로비의 전화를 끊고서야 난 담배따위 안 피운다는 사실을 떠올리거나. 형, 오늘은 좀 일찍 퇴근하시죠. 왜? 일요일이잖아요. 오늘 월요일이야 임마. 같은 대화를 나눌 때가 그렇다.그래도 가장 좋은 시간을 꼽으라면, 잠 들기 전 욕조에 따뜻한 (발을 담그면 살짝 뜨거운 것 같지만 정작 물 속에 들어가면 오아.. 라는 한숨이 절로 나올 정도로) 물을 받아 놓곤 음악을 들으며 노곤히 첨벙대는 것. 그럴 땐 오지은의 노래들이 제격이다. 시끄러운 것 말고 옆에서 소곤대듯 부르는 곤한 곡들로.그리고 일주일에 두 번 꼬박꼬박 찾..

카테고리 없음 2010.08.05

개발자

그러니까 내가 좋든 그렇지 않든 나는 개발자인 것이다. 난 개발자라면, 그래서 인류를 위해 기여할 그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라면, 응당 인간에 대한 미안한 마음부터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. 내가 실수를 하면 내가 욕 먹기 때문이 아니라, 그로 인해 수십명, 수백명, 수천명이 괜한 고생을 하니까. 그게 너무도 숨막히게 미안한 일이니까. 내가 개발자로 있는 한 내 힘이 다할 때까지 정말 잘 해야하는 것이라고. 난 입버릇처럼 얘기했다.그런 미안한 마음을 갖든 그렇지 않든, 내 키보다 높게 쌓여 있는 불량품을 보며 그 누가 당당해질 수 있단 말인가. 결국 며칠전에 마음 속으로 되뇌이던 얘기를 원망으로 듣게 됐다.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냐며.. 언제나 진실로 힘든건 내가 힘들어서가 아니다. 나로 인해 그들이..

카테고리 없음 2010.08.05